대략 2주전, 아내와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다녀오는 길에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능이칼국수가 떠올랐다.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연차휴가를 사용한 상태였는데, 능이칼국수를 파는 송이향은 오후 세시까지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휴가를 쓴상태가 아니면 먹을 수 없다. 게다가 그날은 평일이어서 점심시간을 살짝 피한다면 손님도 많지 않겠구나 싶어서 양양시장으로 향했다.
직장동료들이 정말 맛있다고, 국물이 끝내준다고 입에 침이마르도록 칭찬을 해서 한번은 꼭먹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던터라 가깝지않은거리지만 기대감에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도착해보니 양양시장이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옆이라, 양양떠나기전에 사람들이 먹고 버스타기 좋겠다 싶었다.
주변에 차를 대고 시장안으로 들어가보니 생각대로 사람이 거의 없다. 휑한느낌이 들 정도다.
시장에 가보면 사람들이 어느정도 있어서 어디인지 바로 찾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헤매다가 길을 물어서 찾아갈 수 있었다. 사장님이 앞에 나오셔서 국물을 저으시다가 웃으며 맞아주신다. 식당 자체가 크지는 않은데 한팀만 식사를 하고 있어서 한적한 느낌이 들었다.
메뉴는 많지않다. 어쨌든 능이칼국수를 먹으러 왔으니 칼국수 두그릇 주문했다. 맥도날드보다 빠르게 나오는 패스트푸드 칼국수를 생각했는데 의외로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칼국수 두그릇이 나왔다.
일반 냉면그릇보다 큰 그릇에 한가득 담겨나왔다. 사진에 새까맣게 보이는게 능이버섯이다. 버섯도 듬뿍담겨 있어서 먹기도 전에 왠지 기분이 좋았다. 옆에 막걸리잔처럼 보이는건 덜어먹을 수 있게 나온 앞접시다.ㅎㅎ
국물을 먼저맛보고 버섯도 부터 먹고 면을 건져먹는다. 국물이 들깨가루 베이스라 해물칼국수나 닭칼국수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맛이다. 아마도 전주에서 유명한 베테랑칼국수와 그나마 조금 비슷한 느낌인데, 베테랑칼국수 보다는 조금 덜자극적이고 버섯향이 물씬나는 그런 맛이었다. 나는 맛있게 먹었는데, 버섯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싶었다.
그큰그릇을 거의다 비웠다.
사실 직장 동료들에게 하도 맛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기대가 컸던 탓인지, 맛있기는 했지만 막 우와 대박, 진짜 최고 이런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버섯으로 유명한 양양에 왔으면 한번먹어볼만한 정도? 물론 개인취향이다. 아마 국물이 삼삼하니 덜자극적이어서 그런가, 왠지 나이를 열살정도 더먹으면 훨씬 좋아하게 될것같은 느낌이다.
와본사람들 말로는 점심시간 딱맞춰서오면 밖에까지 앉아서 먹고, 면따로 국물따로 택배주문을 해서 먹는다고 한다. 마지막에 결제하면서 사장님께 여쭈어보니 그날도 딱 점심때에는 줄서서 먹고 갔다고 한다.
아무튼, 기대했던것 만큼은 아니지만 만족스런 점심식사였다. 손님이 온다면 특식으로 모시고가볼만 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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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버섯이 유명한 양양에서, 깔끔한 국물의 들깨 버섯칼국수를 맛볼 수 있는집. 가격은 8천원. 영업은 오후3시까지이고 다팔리면 못먹기 때문에 전화해보고 가기를 추천. 택배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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