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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

치주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올바른 양치질 - 3

by 이따말고지금 2020. 8. 29.
2. 어떻게 닦을 것인가?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닦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알아보자. 따로 교과서나 다른 강의 자료에 나온적은 없는 내용이지만, 아래 소개할 3가지 사항을 항상 생각하면서 이를 닦는다면 최소한 노력대비 청결한 구강위생 상태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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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순서를 정해놓고 닦기

2) 잇몸부터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며 닦기

3) 때가 유독 잘 끼는 곳,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해서 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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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순서를 정해놓고 닦기

 

순서를 정해놓고 닦기를 제일 첫번째로 꼽은 이유는 더 중요한 치아가 있으니 먼저 닦아야 하기 때문에도, 순서를 정해놓고 닦으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양치를 할 수 있기 때문에도 아니다. 바로 빠뜨린 곳 없이 양치를 하기 위함이다. 평소 양치질 할때 모습을 떠올려보자. 화장실에서 거울을 바라보며 아까 식사 중 친구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든지, 아니면 치약을 묻힌 칫솔을 들고나와 TV를 보면서 장시간 칫솔질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양치하는 동안에도 핸드폰을 붙잡고 유튜브를 보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양치질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보다도,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이 든 채, 늘상 하던 손동작으로 항상 지나던 경로대로 치아를 닦아나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바로 이점이, 아무리 나는 양치를 열심히 했더라도 치과에가서 양치질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쿠사리를 듣는 이유이다. 

 

의식하지 않은 채로 손이 가는 길을 따라서 양치질을 하게 되면, 닦는 부위만 계속 닦고 어색한 손 각도나 비교적 어려운 자세를 요하는 부위는 칫솔모 한번 지나지 않고 식사 후 설거지가 안 된 숟가락처럼 남아있게 된다. 경험적으로 볼때, 오른손 잡이의 경우 오른쪽 위아래 송곳니 부위가 잘 닦이지 않는 것 같다. 칫솔 머리를 왼쪽(앞쪽)으로 향한 상태로 닦기에도, 그렇다고 칫솔 머리를 오른쪽(뒷쪽)으로 향한 상태로 닦기에도 어색한 부위이기 때문이다.

순서를 정해놓고 하면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다. 순서가 손에 익지 않았을 때에는 의식하며 치아를 하나 하나 지나겠지만, 이제 정해놓은 순서가 몸에 익고난 후부터는 다른 생각에 잠겨 양치질을 하더라도 빠뜨리는 부위가 생길 가능성은 낮아진다.

 

어떤 순서대로 닦을지 구체적인 순서는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다. 내가 기억하고 루틴하게 그대로 할 수 만 있다면 상관없다. 환자들에게 내가 권해주는 방법은 왼쪽 위 맨뒤 어금니 바깥쪽(뺨쪽)면부터, 치아 하나씩 이동하며 앞니를 지나 다시 오른쪽 맨뒤 어금니 바깥쪽까지 닦아주고, 오른쪽 아래 맨뒤 어금니 바깥쪽부터 반대편인 왼쪽 아래 맨뒤 어금니 바깥쪽까지 치아 하나씩 이동하며 닦아주는 방법이다. 바깥쪽을 다 닦았다면 이제 안쪽면, 즉, 윗니라면 입천장쪽, 그리고 아랫니라면 혀와 맞닿는 쪽을 같은 순서대로, 왼쪽 위 맨뒤 → 위 앞니 → 오른쪽 위 맨뒤 →오른쪽 아래 맨뒤 →아래 앞니 → 왼쪽 아래 맨뒤 순으로 닦아준다. 이제 남은건 씹는면이다. 앞서 설명한바와 같이 윗니는 왼쪽부터 오른쪽, 아랫니는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씹는면을 닦아준다. 치아 사이사이는 양치 후 치실을 사용하여 닦아주도록 한다.

 

2) 잇몸부터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며 닦기

 

순서를 정해놓고 닦기가 빠뜨리고 닦이지 않는 치아를 없애기 위한 방법이라면, 잇몸부터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며 닦기는 한 치아 내에서 닦이지 않는 부위를 없애기 위한 방법이다. 아래 사진은 치아를 옆에서 바라본 사진이다.

 

 

치아 옆면

 

치아의 생김새를 보자. 1번 화살표 부위는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분으로 움푹하고 꺼져들어간다. 이러한 생김새로 인해서 적당히 치아만 닦을 경우 1번부위에 칫솔이 닿기 어렵다. 음식물을 씹어서 먹을때에도 움푹하게 패인 형태학적 특징 때문에 치태가 쌓이기 쉬운데, 칫솔이 닿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잇몸부위 부터 쓸어내리면서 치아를 닦아줄 경우 1번 부위까지 잘 닦을 수 있다. 한가지 신경써야할 부분은 너무 의욕이 넘치는 마음에 3번부위부터 칫솔질을 시작해서 아래로 내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에 보면 2번과 3번은 다른 조직학적 특징을 갖고 있다. 2번은 색이좀 밝은 핑크색이고, 3번 부위는 빨간색에 가까운 핑크색이다. 2번은 움직이지 않는 잇몸으로 각화(keratinization)가 되어 있어 칫솔질로 상처가 잘 나지 않지만, 3번은 움직이는 점막으로 각화가 되어 있지 않아 칫솔질로 인해 상처가 나기 쉽다. 넘치는 의욕으로 3번부터 칫솔모를 쓸어내리기 시작하다보면 3번 부위에 상처가 나서, 결국에는 한동안 그쪽 부위 칫솔질을 할수 없게 되어 역효과를 보게된다. 따라서 아래 칫솔 그림에서 빨간선에 해당하는 가운데 부위가 1번 즈음에 닿도록 지그시 누른 후에 쓸어내린다면 안닦이는 부위 없이 양치질을 할 수 있다.

 

 

치아의 바깥면, 즉, 뺨과 맞닿는 부위 말고 입천장 쪽이나 혀와 맞닿는 안쪽부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칫솔질이 이루어져야한다. 특히 커피를 즐겨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치아의 안쪽면에 착색이 심한 경우가 많다. 안쪽면 칫솔질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꼼꼼히 한다면 착색을 줄일 수 있다.

 

3)때가 유독 잘 끼는 곳,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해서 닦기

 

구체적으로 양치질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1), 2)에서 대략적으로 설명이 되었다. 세번째로는 부위별로 어떻게 닦을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자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모식도, 환자와 마주보는 개념의 그림이라 좌우 표시가 뒤바뀌어 있다.

 

위의 그림에서 때가 유독 잘 끼는 반면에 접근이 어려워 잘 닦이지 않는 부위는 빨간색 별표시를 해놓았다.

양쪽 위 맨 뒤쪽 어금니의 바깥쪽과 양쪽 아래 맨뒤 어금니의 안쪽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양쪽 위 맨뒤 어금니 바깥쪽은 뺨쪽에 있는 근육(masseter muscle, 검색 추천)으로 인해 칫솔의 접근이 어렵다. 입을 크게 벌리면 벌릴수록 근육이 치아쪽으로 뺨을 눌러서 공간이 안생기기 때문에 앞니 사이에 새끼손가락 한개 겨우 들어갈 정도로만 입을 벌리고 칫솔을 위치시키는 편이 유리하다.

 

 

양쪽 아래 맨 뒤쪽 어금니의 안쪽(혀닿는 쪽)의 경우 치아가 혀쪽으로 기울어 있는 경우가 많아 맨 위 사진에서 1번 부위, 즉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가 잘 닿지 않는다 (우측 그림상 빨간 별표부위). 따라서 이쪽 부위 양치질을 할때에는 칫솔이 확실히 우측 그림 빨간 별표 하방의 잇몸까지 닿는지 신경을 써야 한다.

 

위아래 앞니 안쪽(혀쪽)을 닦을 때에는 위의 모식도에 나타낸 바와 같이 세로로 세워서 닦아야 한다. 앞니 부위는 치열궁 (치아들이 이루고 있는 곡선)이 급하게 구부러 지는 부위로 가로로 뉘어서 칫솔질 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칫솔을 세우고 칫솔모 중에서 손잡이쪽에 가장 가까운 부위가 1번부위에 안착되도록 위치하고 쓸어내려서 닦아주도록 한다. 앞니 바깥쪽(입술쪽)은 어금니 부위와 마찬가지로 가로로 눕혀서 닦아준다.

 

이렇게 긴 설명이 끝났다. 아마도 이 길고, 재미없는 설명을 끝까지 읽었다면 올바른 양치질을 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글에서도 설명한바 있지만, 늘상 하는 일이지만 또 너무 쉽게 한두번 배운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노력으로 습관화 하는것이 중요하다. 한두번만에 완벽한 양치질을 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하고 성실히 노력해보기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양치질이 끝나고 혀로 치아들을 쓸어보면서 닦인부위와 닦이지 않은 부위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면, 스스로 양치질이 잘 되었는지 그리고 어디가 부족한지 평가가 가능해진다. 스스로 피드백을 하면서 닦으면, 말그대로 노하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양치를 마치고 항상 체크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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